[부천 안맛집] 맛있길 바랬건만 안맛있던 깡통집
돼지 껍데기에 영혼을 바친 친구를 위해 분노의 맛집 검색을 하던 중, 얻어걸린 깡통집.
그러고보니 오명가명 본 기억도 나고, 어쩐지 맛있을 것 같은 예감에 방문 결정!!
난 아저씨도 아닌데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한다.
하악하악-
메뉴판.
메뉴도 다양하고, 고기 말고 술안주 할 거리도 적당히 있고~
난 정말 이 집이 맛있길 바랬다.
그럼 고기먹음서 술 한잔 캬(>_<) 하고 라면으로 해장하면서 한잔 더 하고~
기본으로 나오는 김치찌개와 계란찜.
둘다 맛이 아주 훌륭했다.
김치찌개로 밥한공기 뚝딱 할 수 있겠어~~
여기까지만 해도 기대 만발!!!
이 사진 찍으면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요 시를 같이 써야지 ㅋㄷㅋㄷ 하면서 곧 다가올 나의 고기님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높혔더랬지...
먼저 나온 목살.
얼었다 녹은 건지 군데군데 서걱서걱한 느낌이다.
7000원이면 아주 비싼건 아니라도 완전 싼 건 아닌데 해동도 제대로 안된 언 고기라니...
뭔가 불길한 기운이 나를 감싸기 시작했다.
고기가 익으면서 기름이 연탄에 떨어지기 때문에 지상 최대의 불쇼가 시작된다.
부지런히 뒤집뒤집해가면서 구워야 그을음 없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쉬지않고 뒤집 신공!!!
연탄불에 비춰 엄청 화려하게 나온 돼지 껍데기.
빨간색이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돼지의 가죽으로 보인다. ㅎㅎㅎ
기본 쌈 야채 말고 나오는 찬들.
저 파절이에 후추 맛이 너무 많이 나서 파절이가 아니라 후추절이에 파를 첨가한게 아닐까 했는데
고기를 먹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고기에서 비린내가 너무 많이 났던 것.
저렇게 향이 진한 파절이가 아니고서야 고기의 비린 맛을 감춰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일일 삼식 삼겹살을 먹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고기 덕후인 나지만
참고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역해서...
함께 갔던 친구도 나와 용호상박 고기 덕후였는데
둘 다 고개를 내저으며 고기의 반도 못먹고 다 남기고 와버렸다..
그리고 2차로 다른 고깃집 갔지롱 ㅋㅋㅋㅋ
그런데 특이했던 점은 여기 손님이 진짜 많았다는 거.
장소도 좋지 않고 자리도 협소하며 위생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친듯이 싼 것도 아닌데
손님이 계속 들이닥쳤다.
뭔가 우리만 안좋은 고기를 주고 다른 사람들한텐 좋은 고기를 줬다거나-_-
아님 하필이면 우리가 먹은 목살이 그날 컨디션이 안좋았던 걸까?
비밀을 알고 싶지만,
다시 갈 것 같지는 않은 깡통집.
위치 : 부천역 경인문고 골목에서 소사쪽으로 내려가면 오른쪽에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