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고깃집 말고

[부천 맛집] 부천에서도 육전을? 북덕지전

잼양 2012. 2. 22. 15:51

 

제가 육전이란걸 처음 먹어본건 20대 초반이었어요.

저희는 명절에 아무것도 안하는데 그걸 가여이 여긴 절친이

"명절인데 명절 음식으로 배에 기름칠 좀 해야지!" 하면서 이런 저런 음식들을 싸다준 적이 있거든요.

고향이 전라도인 그 친구의 명절 도시락(?) 엔 육전이 포함되어있었답니다.

고기 부침개라고는 동그랑땡밖에 먹어보지 못한 저에게

얇게 저민 고기에 밀가루와 계란 옷을 입혀서 구운 육전은 처음 보는 생소한 음식이었어요.

사실 그땐 육전이라는 이름도 모르고 그냥 먹었는데

요새 1박 2일에 이승기가 육전을 먹는 모습을 보고 비로소 그때 먹었던 그게 육전이란 걸 알게 되었지요.

 

친구가 가져다준 육전을 너무 맛있게 먹어서 항상 또 먹고 싶었는데,

부천에 파는 곳을 찾아냈어요.

 

 부천 남부역에 있는 전 전문 [북덕지전]입니다.

메뉴판이에요. 가격이 착하네요.

여기 다른 분이 포스팅하신거 보니까 모듬전이 푸짐하게 잘 나온 것 같던데

제가 먹고 싶었던 건 육전이니까 전 육전+파절이를 시켰습니다.  

아, 그리고 빼먹을 수 없는 동동주도요 ㅎㅎㅎ

 

 주방 앞에 '월하독작'이라는 이백의 시가 걸려있어요.

이백이 술을 그렇게 사랑했다더니, 그 사랑이 절절히 느껴지는 시입니다.

하늘과 땅이 이미 술을 사랑하거늘 술을 사랑하는 것이 어찌 하늘에 부끄러울까.

가슴에 팍 와닿습니다 ㅋㅋㅋ

 요롷게 귀여운 연탄 난로도 있어요.

저기 뚜껑을 열고 밤을 넣은 다음에 밤이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물을 넣은 주전자를 덮어주면

잠시 후 맛있는 군밤이 완성되는건데.

연탄 보일러를 쓰던 시절 추억을 서로 소곤거리면서 육전을 기다립니다.

 기본 안주에요.

미역국, 오뎅볶음, 깍두기, 샐러드, 양념간장.

깍두기는 좀 달았어요.

샐러드는 샐러리가 들어있어서 향긋한 향이 나서 좋았어요.

미역국이나 오뎅볶음은 그냥 일반적인 맛^^

 

 살얼음이 끼어있는 시원한 동동주도 나와 주시고.

 

 드디어 메인 메뉴인 육전과 파절이가 나와주셨어요.

사진으론 잘 안느껴지실지 모르겠지만 엄청 큰 접시에 푸짐하게 나와요.

둘이서 배 뚜드리면서 나올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에요.

 

 얇게 저민 돼지고기에 밀가루와 계란 옷을 입혀서 구워낸 육전.

사실 먹자마자 약간 돼지 비린내가 나더라고요.

얇게 저미려면 냉동고기를 쓰겠죠?

파절이가 같이 나온 이유는 돼지 냄새를 파가 잡아주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을 해봅니다.

 

 거기 조명이 붉은 빛이 돌아서 사진이 죄다 노랗네요 ㅋㅋㅋ

전혀 맛있어 보이지 않음 ㅋㅋ

제길 ㅠ

요렇게 파절이와 같이 먹지 않으면 돼지 냄새가 좀 납니다.

그 점이 좀 아쉽긴 했지만

분위기도 좋고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푸짐하기도 하고...

전 다음에 또 갈 것 같아요.

그때는 육전 말고 모듬전을 먹어봐야겠어용!

 

전라도 음식이라는 육전, 부천에서는 사먹기 힘든데 파는 곳을 알아낸 것만으로도 만족이에요.

이제는 먹고싶을 때 언제든 먹을 수 있으니까~!!

 

위치 : 부천 남부역 대신증권 뒤 주차장 건물 맞은 편.